최근 경기도의회 기자실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곡해하며 논란으로 삼고 있다.
의자 하나, 책상 하나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인 양. 자신을 선한 심판관의 위치에 두고 양비론적 시각으로 재단한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 속에는 깊이 있는 취재를 위한 자료 분석, 사안의 연속성, 기사를 만들기 위한 시간과 공간의 의미는 온데간데없다.
오직 자신의 경험치와 제한된 눈높이에서 판단하고 정죄할 뿐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언론은 왜 본질을 외면하는가.”
기자실의 칸막이를 문제 삼는 기사나 칼럼은 언뜻 보기엔 공정성과 개방성을 주장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 주장들은 종종 불편하지 않은 안전한 영역만 골라 다루는 경향이 있다.
경기도의회에서는 출범 초기부터 지방자치법과 회의규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태가 있었고, 직무정지된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방치된 문제,
그리고 최근 도지사 비서실장의 행정사무감사 출석 거부까지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흔드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정작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에 자리를 차지한 언론사 기자들 가운데, 이 사안들을 진실에 입각해 깊이 있게 다룬 기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침묵 속에서 기자실 ‘자리’를 문제 삼는 것은, 언론이 본질적 과제 대신 부담 없는 소재만 선택적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특히 경기도청 기자실의 현실은 더욱 적나라하다.
정작 기자는 보이지 않고, 지정석을 차지한 기자들 중 상당수는 한 달에 몇 번조차 나오지 않는다.
6개월마다 출석률을 점검해 자리 배치를 재조정하겠다던 경기도청의 약속도 이미 오래전에 흐지부지됐다.
반대로 현장에서 묵묵히 취재하고, 예산·감사·현안을 쫓는 것은 규모에 상관없이 실제로 발로 뛰는 기자들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책상만 지킨 기자가 ‘정상’으로, 실제 취재 기자는 ‘외부자’로 취급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다.
이 모순이야말로 지금의 기자실이 가진 가장 심각한 문제다.
언론은 늘 공정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공정성이 선택적일 때, 그 말은 가장 먼저 무너진다.
기업형 언론사가 독점하는 폐쇄형 기자실,
출석률은 거의 없는데 자리는 유지되는 경직된 구조,
특정 언론만을 향해 열려 있는 정보 접근 시스템.
이 모든 것이 기자실 문제의 근본적 병폐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이런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한다.
왜일까.
진짜 권력을 건드리는 순간, 언론 역시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쉬운 상대만 골라 비판하는 작은 용기.
그것이 오늘 기자실 논쟁의 민낯이다.
기자실을 둘러싼 논쟁은 언론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한다.
언론의 역할은 의자가 아니라 의회의 위법을 지적하는 것,
책상이 아니라 행정권의 월권을 감시하는 것,
자리 배치가 아니라 도민의 알권리를 지키는 것이다.
이 본질이 사라지는 순간, 언론은 공공기관의 ‘공간 이용자’에 불과해진다.
오늘날 언론의 세계는 더 이상 규모나 조직이 기준이 아니다.
1인 미디어도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소규모 언론도 탐사보도와 지역 현안 감시에 앞장설 수 있다.
그러나 선배들이 자리 지키기, 출석 없는 지정석, 선택적 기득권 유지에 머문다면 누가 이 길을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겠는가.
기자실은 기자의 품격을 드러내는 곳이 아니다.
기자가 현장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진실을 드러내는지가 언론의 진짜 기준이 되어야 한다.
결국 기자실 논란은 칼럼 한 편의 문제가 아니다.
그 칼럼을 가능하게 만든 언론 내부의 구조적 위선, 그리고 본질을 외면한 채 주변부에 안주하는 관행이 문제다.
언론이 진정 공정성과 개방성을 말하고자 한다면
가장 쉬운 문제부터가 아니라,
가장 불편한 진실부터 말해야 한다.
그것이 언론이 스스로를 다시 세우는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