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백현종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구리1)의 단식 투쟁이 8일째에 접어들며 건강 악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농업예산 홀대를 규탄하는 농민단체까지 가세해 삭발 투쟁을 벌이는 등 김동연 도정을 향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위원장 이제영, (성남8)와 농정해양위원회(위원장 방선환, 성남5)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2일 단식 농성장이 마련된 경기도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연 지사의 예산 편성을 정면 비판했다.

회견에 나선 방성환 농정해양위원장은 “김동연 지사의 민생예산 삭감과 정무라인의 행정사무감사 거부 사태 속에 국민의힘의 투쟁이 오늘로 8일째”라며 “도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 위원장은 김동연 지사의 예산안을 ‘이증도감(李增道減)’ 이재명표 정치성 예산은 늘리고 도민 복지·농정 예산은 대폭 삭감한 전형적 편향 예산이라고 직격했다.
실제 농업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651억 원이 감액됐고, 농민단체 지원사업도 50% 이상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재해, 가격 폭락, 생산비 급등 등 농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예산은 “농민의 생존권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결정”이라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방성환 위원장은 “28만 경기도 농민을 외면한 예산”이라고 규정하며 “김동연 도정은 책임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이는 도정의 무능과 외면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김동연 지사의 예산 편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며 ▲복지·농정 예산의 즉각적 원상복구 ▲정무·협치라인 전원 파면 ▲비서실장의 행정사무감사 불출석에 대한 고발 및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등을 공식 요구했다.
그러면서 방성환 위원장은 단식 8일째를 이어가는 백현종 대표의원의 상태를 언급하며 “대표님의 결연한 뜻이 도의회를 넘어 경기도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백현종 대표와 국민의힘은 끝까지 함께하겠다.”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용호 총괄수석부대표와 함께 김동연 지사실을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전날과 마찬가지로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면담도 성사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용호 총괄수석부대표(비례)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단식 8일째인데도 해법 한마디 없이 문을 걸어잠그고 있다”며 “이는 도민을 외면하고 의회를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성토했다.
■농민단체까지… “농업예산 홀대 중단하라” 삭발 투쟁
국민의힘 의원들의 규탄 기자회견과 지사실 항의 방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시각 사단법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회장 정정호)도 경기도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농업예산 대폭 확충을 촉구하며 김동연 도정을 규탄했다.
농민단체는 “경기도 농업은 이미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며 예산 증액과 정책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정정호 한국후계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 회장은 “농업·농촌 현장의 위기 신호를 경기도에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지만 정책 반영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령화·인력난·이상기후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 농자재·전기요금 급등 등으로 농가 경영이 악화 일로에 있다며 “이는 단순 농가 문제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국가 식량주권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 회장은 경기도 전체 예산이 전년보다 1조 원 이상 증가했음에도 농정해양위원회 소관 예산은 오히려 5.8% 감액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농업을 철저히 도외시한 예산 편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업 분야 예산 비중이 2023년 3.7%에서 올해 3.1%로 더 떨어질 전망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정정호 회장은 “책임농정 실현과 농업인 소득 안정을 위해 농업 예산은 최소 전체의 5% 수준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이는 도내 모든 농업인의 공통된 염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도지사와 부지사 등 핵심 행정 책임자들이 직접 농업 현장을 방문해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정정호 회장과 김태복 수석부회장의 삭발식으로 절정에 달했다.


두 사람의 삭발은 농업예산 확보의 절박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현장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연합회는 예산 확충과 농업인 권익 보호를 위해 경기도와의 협의 및 대응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연합회는 회견문을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방성환 위원장에게 공식 전달했다.

회견문을 받은 방 위원장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도정, 무계획 예산, 복지·농정의 몰락이 지금 도민 앞에 펼쳐진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도민의 생존권과 농업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백현종 대표의원의 단식이 8일째로 이어지는 가운데, 영하권 추위 속에서 건강 악화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쓰러지기 전에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지만,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집행부는 여전히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민생예산 삭감 논란, 행정사무감사 불출석 사태, 정무·협치라인 경질 요구, 단식 장기화 등 주요 현안이 겹겹이 누적되면서 김동연 도정의 ‘리더십 위기’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경기도의회와의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준예산 사태까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며, 갈등의 해결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의 당내 입지가 더욱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김병주 최고위원이 전날(1일)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당내 세력이 약한 김 지사는 조직적 기반이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민생예산 논란, 행정사무감사 불출석 사태, 정무·협치라인 책임 공방 등이 장기화되면서 김 지사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당내외에서 제기되는 상황은 차기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김동연 지사가 재선을 향한 공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향후 정치적 리스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