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도시 혁신을 골자로 한 ‘GH Bridge 2030’ 행동계획을 발표하며, 공급 속도와 물량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정책 전환에 본격 착수했다.
김용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은 2일 GH 3층 기술평가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 정책이 성패를 가를 중요한 시기”라며 “앞으로 2~3년이 주택 정책의 실질적 성과를 좌우하는 결정적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GH는 단순한 사업 수행 기관을 넘어 정책 실행의 주체로서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공급 확대는 물론, 실행 속도와 정책 체감도를 함께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 “비전·조직·재정 3대 기반 구축… 실행 체계 전환”
GH는 이번 계획을 통해 ‘대한민국 도시·주택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GH’를 새로운 중기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4대 전략방향과 12대 전략과제를 수립했다. 단순한 방향 제시를 넘어 실행 중심의 전략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조직 운영 방식도 전면 개편됐다. 전사적 기획과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권한과 책임을 현장에 대폭 위임하는 4개 사업단 중심의 실행 체계를 구축해 의사결정 속도와 사업 추진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특히 재정 기반이 획기적으로 강화됐다.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의 제도 개선을 통해 2030년까지 공사채 발행 여력이 약 31조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기존 사업의 안정적 추진은 물론 신규 사업까지 병행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이 마련됐다.
김용진 사장은 “그동안 재정 제약으로 인해 적극적인 사업 추진에 일정한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제도적 기반이 갖춰진 만큼 실행과 속도의 단계로 전환해 GH가 보다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7천호 입주 1년 단축… 총 10만호 공급”
GH는 공급 속도와 물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GH형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3기 신도시 약 7000호의 입주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기고, 사업 전 과정의 병목 구간을 해소해 전체 공급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기존 5만호 공급 계획에 더해 2만호를 추가 확보해 총 7만호 이상의 공공주택을 건설하고, 매입·전세임대주택 3만호를 포함해 전체 공급 규모를 10만호 이상으로 확대한다.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모듈러 주택도 확대한다. 다만 GH는 “모듈러 주택은 아직 건설 원가가 높은 구조”라며 시장 성숙도와 경제성을 고려한 단계적 확대 방침을 밝혔다.
◆ 판교 넘어 ‘기회타운’ 확대… 복합도시 모델 구축
도시 개발 전략 역시 기존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한다.
GH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북수원, 용인 플랫폼시티, 안양 인덕원 등 주요 거점에 ‘기회타운’을 확산시켜 주거·일자리·생활이 결합된 복합도시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제로에너지시티 구축, 신재생에너지 확대, 커뮤니티 중심 설계 도입 등을 통해 ‘사람 중심의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을 추진한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지분적립형 ‘적금주택’도 광교를 시작으로 매년 약 1000호 수준으로 공급해 내 집 마련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 “지역과 함께”… 31개 시군 협력 체계 구축
GH는 공급 방식 역시 기존 대규모 개발 중심에서 지역 맞춤형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31 파트너스’를 가동해 도내 31개 시군을 직접 찾아가 도시개발, 주택, 산업단지, 재생사업 등 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공동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아울러 노후 주거지를 대상으로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더드림 재생사업’을 통해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실질적 도시재생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 “공급 미흡 인정, 고분양가는 구조적 문제”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그간 GH의 공급 성과와 정책 체감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 사장은 “공공주택 공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는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재정 제약과 중앙 정책 의존 구조로 인해 적극적인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중앙 정책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수준을 넘어 GH가 선제적으로 사업을 발굴하고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고분양가 문제에 대해서는 “공공주택은 이미 과도한 이익을 취하지 않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며 “표준건축비 등 제도적 기준에 따라 가격이 일정 범위 내에서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범위 안에서 입주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품질 중심의 공급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선언 아닌 실행”… 정책 성과가 관건
김용진 사장은 “이번 ‘GH Bridge 2030’은 단순한 비전 제시가 아니라 즉시 실행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계획”이라며 “정부 주택정책의 실효성과 국민 신뢰를 높이는 데 GH가 핵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제기돼온 공급 부족과 정책 체감도 문제를 실제로 해소할 수 있을지는 향후 실행력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특히 공급 확대와 함께 도민 체감도, 가격 부담 완화, 정책 신뢰 회복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가 GH의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