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동연, 도정보다 대권?"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사퇴요구, 더불어민주당 '침묵의 의미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경기도의회 김정호 국민의힘 대표의원(광명1)이 지난 12일 '경기도의회 제38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 지사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이 항의성 발언을 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번 사안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는 경기도의회가 과거보다 성숙해졌다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상대의 주장을 경청하는 태도가 강화된 것이라면, 이는 지방의회의 회의 문화가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해석도 있다.

김 지사가 도정보다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행보에 치중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그를 적극적으로 감싸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김 지사의 인사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이러한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정무직에 친문 성향 인사들이 대거 중용되면서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으며, 고시 출신을 선호하는 경직된 인사 스타일도 도정 운영의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경기도청 내부에서조차 김 지사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도정보다 정치? 사퇴 요구에도 광주행

 

김 지사는 국민의힘의 공식 사퇴 요구가 나온 직후, 2025년도 경기도의회 첫 회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광주에서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노무현의 길’을 걸으며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도지사 취임 이후 14번째 호남 방문이다.

 

경기도 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러한 행보는 과연 도정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대권을 향한 정치적 움직임인가?

 

사퇴 요구를 받은 도지사가 이에 대한 해명이나 대응보다는 타 지역에서 정치적 발언을 이어간다는 점. 특히, 경기도의회 회기중이라는 시점에서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 정책보다 정치, 도정보다 대권 행보

 

김 지사는 광주경영자총협회 특강에서도 ‘민생회복지원금’을 두고 민주당과 결이 다른 입장을 보이며 정책적 차별화를 시도했다.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취약계층에게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자신의 경제 철학을 강조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1%대 성장률을 ‘비참한 지경’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30조 슈퍼추경’부터 ‘50조 추경’까지 거론하며 국가 경제 정책 전반을 논했다. 경제 전문가 출신으로서의 강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는 도지사의 역할을 넘어선 대권주자의 언어에 가깝다.

 

특히, 특강에서 자신의 가정사와 민주당과의 인연을 강조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열혈 민주당원’이었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민주당과 연결시키려는 모습은, 당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 경기도정은 안중에 없는가

 

도지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도정 운영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경기도의 현안을 해결하는 것보다 전국 단위의 정치적 메시지 발신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GTX 사업, 신도시 재건축, 교통망 확충, 청년 일자리 문제 등 도민들의 실질적인 삶과 직결된 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김 지사는 광주에서 ‘노무현의 기적’을 이야기하며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의 통합과 대권 경쟁 구도를 논하는 것이 과연 도지사가 수행해야 할 역할인가? 도정은 뒷전이고, 대권 행보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더불어민주당의 침묵, 동의인가 거리 두기인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김 지사의 사퇴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 이는 김 지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당내 불만이 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더 큰 민주당’과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대권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그의 최근 행보가 단순한 정책적 차별화인지, 아니면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인지 민주당 내부에서도 해석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 김동연, 지금 선택해야 한다

 

김동연 지사는 이제 결단해야 한다. 도지사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인가, 아니면 대권을 위한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할 것인가. 두 길을 동시에 가려 한다면, 어느 쪽에서도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경기도정이 정치적 갈등 속에서 방치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간다.

 

김 지사가 진정한 지도자로 남고 싶다면, 정치적 이미지보다 도정 운영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 그가 걸어야 할 길은

 

‘노무현의 길’이 아니라, 도민과 함께하는

 

‘경기도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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