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분석③] 세제·금융·공급방식까지…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 어디로 가나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토지와 아파트를 동시에 압박하는 정책이 본격화된 가운데, 시장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축은 금융과 공급 전략이다. 세제와 규제가 ‘수요’를 조절하는 장치라면, 금융은 시장의 혈류이고 공급 방식은 구조를 결정하는 뼈대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성공할지 여부는 결국 이 두 축의 설계에 달려 있다.

 

① 금융정책, 실수요까지 막는가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와 투기 억제를 강조할 경우 대출 규제 강화, 정책금융 선별 지원, DSR 관리 강화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금융이 투기 수요만을 가려내는 정교한 장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실수요자 역시 동시에 제약을 받는다.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까지 제한될 경우, 무주택 청년·신혼부부는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진다. 그 결과 시장은 “현금 보유자 중심”으로 재편된다. 신규 진입은 줄어들고, 기존 보유자 간 갈아타기 거래만 이뤄지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는 “현금 부자만 집을 사는 구조”라는 지적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하급지 아파트를 매도해 상급지로 이동하는 ‘자산 내부 재배치’만 가능할 뿐, 무주택자의 사다리는 좁아진다는 의미다. 이는 가격 안정과는 별개로 계층 이동 통로가 막히는 현상이다.

 

② 임대 중심 공급 확대의 한계 - "자가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

 

정부가 공공임대·장기임대 위주의 공급을 확대할 경우 단기적 주거 안정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청년·취약계층 보호라는 정책 목적에는 부합한다.

 

그러나 임대 중심 공급은 구조적으로 자가 수요를 대체하지 못한다. 임대는 ‘거주 안정’을 제공하지만, 자가 소유는 ‘거주 + 자산 형성’이라는 이중 기능을 갖는다. 한국의 주택 시장은 단순한 소비재 시장이 아니라, 자산 축적의 핵심 통로로 작동해 왔다.

 

특히 수도권 핵심지·직주근접 지역에서는 자가 수요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학군, 교통, 생활 인프라가 결합된 지역에서는 장기 거주와 자산 가치 상승을 동시에 기대하는 수요가 지속된다. 임대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이 수요는 분양 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자가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이 조여지고 임대 위주 정책이 강화되면, 신규 진입자는 배제되고 기존 자산 보유자 간의 내부 이동만 남게 된다. 하급지 매도 후 상급지로 갈아타는 거래는 가능하지만, 무주택자의 첫 진입은 점점 어려워진다.

 

이는 가격 안정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시장 진입 사다리가 좁아지면 계층 이동 통로가 막히고, 자산 격차는 고착된다. 임대 확대가 취약계층 보호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중산층의 자산 형성 경로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

 

공공임대 확대가 민간 분양 위축과 맞물릴 경우 몇 년 뒤 공급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때 다시 가격 불안이 재연된다면, 정책은 단기 안정과 장기 왜곡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된다.

 

결국 자가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은 가격을 즉각적으로 낮추기보다, 시장 참여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변화가 ‘안정’인지, ‘고착’인지에 있다.

 

③ 세제·금융·공급 동시 압박의 파장

 

현재 정책 흐름은 다주택자 중과세 강화, 토지 관리 강화, 금융 규제 유지, 임대 중심 공급 확대라는 네 축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 이는 정부의 강한 개입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지만, 시장에서는 ‘전면적 통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시장은 가격 그 자체보다 기대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 세제·금융·공급이 동시에 압박 신호를 보낼 경우 즉각적인 가격 급락보다는 거래 위축과 관망 심리 확산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매도자는 버티고, 매수자는 기다리는 상황이 이어지면 거래량은 줄어든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거래 감소는 통계상 ‘가격 안정’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이는 활력이 줄어든 결과일 수 있다. 체감 안정은 가격 하락이 아니라 ‘진입 가능성의 회복’에서 나오는데, 금융과 공급이 동시에 조여질 경우 그 체감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④ 지방선거를 앞둔 또 하나의 변수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부동산 금융과 공급 전략은 단순한 경제 정책을 넘어 정치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출 규제가 강화될 경우 3040 실수요층의 반발이 확대될 수 있고, 임대 중심 공급이 강조되면 자산 형성을 중시하는 중산층의 불만도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가격이 다시 상승한다면 정부는 또 다른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

 

결국 부동산 정책은 어느 한쪽의 만족으로 끝나지 않는다. 투기 억제와 실수요 보호,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 금융 건전성과 시장 유동성 사이에서 얼마나 정밀한 균형을 이루느냐가 핵심이다. 그 조율의 성패가 지방선거 민심의 방향을 가를 수 있다.

 

■ 부동산으로 인한 권력의 향방, 또 하나의 구조적 시험

 

부동산 정책은 단순한 가격 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자산 구조와 계층 이동, 세대 간 기회 균형을 좌우하는 구조적 사안이다. 금융을 과도하게 조이면 시장 진입 사다리는 좁아지고, 공급을 임대에만 집중하면 자산 형성 통로 역시 제한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금 세제·금융·공급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조율해야 하는 시험대에 서 있다. 강한 개입은 방향성을 보여주지만, 균형을 잃으면 시장 경직과 계층 고착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남길 수 있다. 정책의 성패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과 체감에서 판가름 난다.

 

부동산은 다시 한 번 권력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선택이 구조적 안정으로 이어질지, 또 다른 왜곡으로 남을지, 답은 결국 시장과 민심이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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