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역 성매매 피해자 지원 예산 ‘전액 삭감’ 논란... 시민사회 “경기도의회, 법적 책무 저버려”

- 시민사회단체 30여 곳, 경기도의회 공동 기자회견
- “예산 조정 아닌 보호체계 붕괴… 즉각 복원 요구”
- "도의회 공식 설명 없어”… 절차 위반 의혹 제기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경기도의회가 2026년도 경기도 지역 성매매 피해자 지원시설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성매매 피해자 보호와 공적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일동은 1월 2일 오후 2시, 경기도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예산 삭감은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법에 근거한 보호체계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결정”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기여성단체연합, 반성매매 시민활동단체, 여성인권·사회복지 관련 단체 등 30여 개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예산 삭감 결정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밝혔다.

 

 

◆ “법에 따른 국가·지자체 책무… 선택적 복지 아냐”

 

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성매매 피해자 지원은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법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성매매 피해자 보호는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법에 근거한 공적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예산 전액 삭감으로 인해 상담·의료·주거·자활·치료·회복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며 “현장에서는 이미 일부 사업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시설 종사자 인건비와 운영비는 물론, 피해자들에게 직접 지원되는 자활·회복 지원금까지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민사회는 삭감된 도비 규모 자체는 약 1억 1,355만 원 수준이지만, 그 파급 효과는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업이 국비·도비·시비가 연계된 법정 매칭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도비가 전액 삭감될 경우 법정 부담률을 충족하지 못해 국비와 시비까지 집행이 불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총 약 40억 원 규모의 성매매 피해자 지원 예산 전체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으며, 상담·의료·법률·자활 지원은 물론 시설 운영비와 종사자 인건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절차 위반 의혹도 제기

 

시민사회단체들은 경기도의회의 예산 결정 과정 전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공동성명에는 법에 근거한 계속사업의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경우 준수해야 할 「지방재정법 시행령 제33조」상 절차와 기준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담겼다. 단체들은 관련 예산이 별도의 공식 설명이나 충분한 검토 없이 삭감됐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일부 도의원이 예산 삭감의 배경으로 성매매 알선 업주들의 ‘고충’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는 의혹도 언급됐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해당 의혹이 사실일 경우, 불법 행위와 관련된 이해관계가 예산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시민사회 “피해자 삶을 예산 항목으로 삭제해선 안 돼”

 

단체들은 “성매매 피해자들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삭제할 수 있는 예산 항목이 아니다”라며 “존엄을 회복하며 살아가야 할 시민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성매매 피해자 지원은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적 과제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경기도의회에 ▲예산 삭감의 공식적 사유 공개 ▲외부 이해관계 개입 여부에 대한 진상 규명 ▲피해자 지원 예산의 즉각적인 복원 ▲절차 위반 여부 공개 및 시정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경기도의회의 이번 결정과 이후 선택은 역사 속에서 평가될 것”이라며 “책임 있는 해명과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연대해 문제를 제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